#4 Wall st
계획은 정말 없었다
내가 여기올지도 몰랐고
내가 여기에 왜 와있는지도 몰랐고, 내가 누구인지 어제 알았는데
계획이 있을리가 없었다
때론 반대로 살아가는것도 괜찮은거 같다
여행을와서 계획을 짜는것, 좌절하고 포기하는것,
울고 슬퍼하는것, 웃고 기뻐하는것,
어쩌면 어떤게 먼저인지..기준이 없을수도 있다
내가 10년동안 계획했던일은 이미 없어져 버린지 오래니까
그래서 계획없는 인간이 되어버렸다
생각했던것 보다 대화는 편하게 이루어졌다
나의 짧고 간결한 단어는 문법을 무시했고,
수상한 아가씨도 역시 단순한 영어를 써줌으로 우리는 대화를 했다
월스트릿으로 가기전에 무작전 브룩클린 브릿지에서 내리자고 했다
단지 맘에 든다는 이유 만으로
나도 한국에서는 자유롭고 이상한 사람이라 했지만
이 아가씨는.. 상상초월이였다
브루클린 브릿지에서 대책없이 걷던 우리는 그 곳이 월스트리트와 굉장히
가깝다는걸 알았다
브루클린 브릿지에서 걷다보니
커다란 성당이 보였다
트리니티 성당...유명한 곳인지는 집에와서 인터넷 검색해보고 알았다
꽤나 커다란 규모를 자랑했으며
시끄러운 월스트리트에서 여행객에게 잠시 휴식이 될만한 좋은곳이다
시끄러운 월스트리트에서 여행객에게 잠시 휴식이 될만한 좋은곳이다
월스트릿...
그랜드 센트럴의 빌딩들 보다 더 거대했으며
숨이 막힐정도로 붙어있는 빌딩들
표정없는 사람들, 빌딩에 가려져 빛이 들어오지 않는 거리..
빠르게 지나가는 사람들..
나도 한때..이런곳에서 일하고 싶었다
검은 정장을 입고, 아침에는 커피를 마시며 교통체증에 짜증내 하며,
깨끗한 사무실에서 일과를 마친뒤,정장입은 여자친구를 만나 기념일에는 비싼 레스토랑을
예약하여 프로포즈를 하는 그런 일과...
그런 꿈들이 미디어가 만들어낸 환상이며, 지금같은 경기에는 상위 몇 %의 사람들만 가능하다는걸
알았을때 이런 곳들은 증오의 대상이 되기만 했을뿐 더 이상 환상이 되지는 못했다
그게 내 회사생활 3년동안의 결론이였다..
생각해보니..난 삐뚤어질대로 삐뚤어 진거 같다..
월스트릿을 걷다가 뒤를 돌아보면 트리니티 성당을 볼수있다
크리스티나가 말했다
"아마도 월스트릿 사람들은 트리니티 성당이 월스트릿을 보호해 준다고 생각하는게 아닐까?"
그러고 보니..그런거 같았다..
수호신처럼..
술한잔 하고 가자는 말...
막상 OK를 했으나...어딜가나 고민했다...
얼떨결에...끌려서 들어곳..와인바..
와인바는 서울에서 구경도 못해본 나지만....
좀더 많은 대화를 나눠봤다
뉴질랜드에서 피아노 선생을 하고 있다는거.. 뮤직 디렉터 라는거
어느날 갑자기 그냥 도망하고 싶어서 왔다는거
웃긴건 나를 수상하게 봤다는거... 이유인 즉 동양인이 뉴욕에 여행와서
계획이 없다는거 자체가 수상해 보였다고...
듣고 보니 나도 수상한 놈이였다..흠..
오히려 내가 세상을 보는 눈이 잘못되어있었고 스스로 기준을 정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불만만 가득한체...
대화를 끝내고..
집에가면서 생각했다.... 말하고 있는 나도 영어였고 그 아가씨가 하는말도 영어였다..
이런 쉬운 단어로 대화가 가능하다는걸 알았을때
영어에게 다른 배신감을 느꼈다...
내일은 말고 다음날 다시 만나기로 했다..
아직은 혼자될 시간이 아닌거 같다
Not y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