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HI christina
#3
잠에서 깼다
눈을 뜨자마자 겁부터 났다..오늘은 약속이 있는 날이다
영어로 말하는 법을 잊었다, 켈리포니아를 떠나오면서 다시는 영어책을 보지 않겠다 다짐했던 나니까..
영어에 두번 배신감을 느꼈다
철저히 고등학교 수업까지만 영어를 들었고 영어 과외는 꿈도 꾸지 못했다
가난했으니까
가난했던 유년기를 저주하거나,
우리나라 공교육을 비판하려고 하는것은 아니지만 토플시험에 나오는 듣기평가는 숨이 막혔다
여기서 첫번째로 배신감을 느꼈고
켈리포니에 갔을때 배신감을 한번더 느꼈다
모든 영어는 듣기평가테이프의 2배속이였고 내가 다니던 컬리지의 한 교수는
정확히 3배속이였다
내가 말하는 모든 말은 외국인이 알아듣지 못했고
오렌지를 오륀지로 발음해도 어륀지로 발음해도 못알아듣고, 차라리 바디렝귀지가 서로에게 편하다는걸 알았을때
한번 더 배신감을 느꼈다
물론...지금은 많이 나아 졌지만 오늘은 걱정부터 앞선다
다시한번 배신감을 느낄 준비를 했다
생각해보니 웃겼다 계획없이 온 곳에서 약속이라.. 모순같다
어제 본 행동으로만 보면 굉장히 수상한 여자 이지만
그래도 아직돈을 요구하지는 않았으니까.
어제 처음봤던 그랜드 센트럴에서 기다리기 시작했다
10분 20분...40분
이 아가씨는 나타나지 않았고
나는 현실을 직시했어야 했다
꿈 이였구나..
밖에 나가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켈리포니아로 떠날때 왜 장갑을 가져가냐 고 했을때
나도 잘 모른다고했다... 어쩌면...이곳에 올생각이였을수도 있다
깊게 생각하면 머리아프다
빌딩사이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추운겨울날의 여의도빌딩숲이 생각났다
막상사진을 찍어보니생각보다 역광이 많아 사진찍기가 힘들었다
추웠지만 뉴욕의 빌딩들은 듣던대로 거대했고 켈리포니아에서 보던 사막은
더 이상 생각도 나지 않았다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에 자주 노출되어 이곳에 왔을때 마치 영화나 드라마의 주인공이 된듯한
착각이 든다
나도 모르게 NYPD와 CSI를 찾는 나를 보면서...하긴 켈리포니아에 있을때는
UFO가 안나타나나 하늘을 보곤했으니..
오랜만에 햇살을 보니 기분도 많이 풀렸다 기분도 많이 나아졌고
다시 Grand central로 돌아왔을때
거기서 Christina를 만날수 있었다...
"I'm so sorry"
역시...이 아가씨...수상하다..
우리 둘다 계획이 없었기에..지도를 펴서 가장 맘에 드는곳을 가기로 했다..
월 스트릿...월스트릿을 가야겠다..
아직도 수상하다..
그녀의 이름은
Christina....